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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of Japan/2019

20191018- 저는지금현재 일본에서 살고있습니다

20191013 물난리나고난다음에 구경차 갔던 집주변 강가... 왼쪽 물위에 솓아있는게 월래 2미터가넘는 나무들...그리고 그아래는 골프장...

 

물난리도

이런 물난리는 일본에 와서 처음 봤다.

약 4년 전인가.. 3년 전인가... 4월에 대 폭설이 일어나 회사도 못 갈 것 같았지만 결국 갔듯이

이번 태풍으로 인해

전철이 다 침수돼서 회사 못 가는 거 아닌가 싶었더니

도쿄는 참 잘 움직이더라

회사 가야겠더라

젠장 안 가려고 기도했는데

제발 전철 노선 잠기게 해 주세요 

회사 안 가게 해 주세요

제발

 

이라고 간절히 빌었건만 천지신명은 바다 건너 나의 부름에 답하지 아니하여 

간당간당할 때 멈추셨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회사를 가지만 

다른 사람들은 회사를 집을 잃었더라..

 

뭐 태풍 당일 2일 전 3일 전부터 심각하게 보도하길래

그래 봤자 도중에 사라져서 맑은 아침을 맞이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저번에도 그런 일이 몇 번 있었으니..

 

한국에 있었을 때는 한강 범람은 아니어도 한강공원 잠기는 거 몇 번 봤기에...

"이열~ 이렇게 잠기면 강원도 날리겠다 큰일 났다 이모한테 전화해야겟다"

라고 생각만 했고 내 주변에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월래 수도권은 먼일이 터져도 안 터지고 꼭 터지는 건 지방이더라고..

 

이번에도 역시는 역시.. 지방에서 물난리 흙 난리 집 난리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닌데...

 

우리나라 같으면 성금하고 자원봉사 오고 군인 오고 포클레인 굴삭기 뭐 전국적으로 가던가 뭐 방송으로 지원해달라고 하덩가 

대통령 방송하시고 노랑 재킷 입으시고 사건 속히 지원하라는 인터뷰 때리시고 막 날리치는데..

 

여긴 그냥 조용하다.

 

뭐 가끔 아침방송 (우리나라로 치면 생방송 좋$아침? 정도) 저녁 방송 중에 버라이어티 토크쇼 같은 곳에서 물난리 난 곳에 현지인 인터뷰.. 그리고 수해현장 비쳐주고.. 이게 끝.

특히 수혜자 인터뷰가 참 많다

 

근데 보는 내가 생각하기엔 얼마나 이다지도 잔인한지...

집도 날아가고 회사도 날라가고 하루아침에 생활터전이 날아간 사람에게 자꾸 질문하고 

실종자 내지는 사망자 가족들 얼굴 비추며 인터뷰하고..

 

적어도 내가 보기엔 잔인했다..

 

시체도 찾을 수 없어 장례도 못 치를 것 같은데 어떤 심정인지를 제삼자 또는 TV로만 보고 있는 전국인들에게 말해야 하는 것인가...

 

내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실종자 사망자 유가족들 얼굴에 카메라 들고 "지금 심정이 어떠십니까!!"

 

라는 거 본적이 없는 것 같다..(있어도... 모자이크 아님 몸만 나오지 않나?.. 있어도 한두 마디 하고 끝난 것 같기도 하고,,)

밀착취재처럼 그들이 집 정리하는 것까지 일일이 보도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남에게는 일절 관심이 없다며 _"関係ない"라고 하는 사람들 치곤 

이런 보도 사생활 따윈 없어 보인다..

 

6년 이상을 살았던 나에게

일본은 지금은

 

모순된 나라

모순적 나라

나라의 주인이 없는 나라

 

같다.

일류기업은 많아도 노벨상을 받는 사람은 있어도 

국민단체로 움직이는 어떠한 군단은 없다

 

기업인도 노벨상 받는 박사 학자 작가도

결국 개인이다.

 

사회를 움직이고 단체를 움직이고 그룹을 움직이는 사람은 없다.

 

일본은 지극히 개인주의이다

 

그래서 태풍이 오기 전날 집 주변 슈퍼엔 사재기가 그득그득하다...

누가 보면 전쟁 난 줄...

 

우리나라.. 태풍 온다고 사재기는 없다...

(세금 오른다고 해서 사재기한 적은 있지만)

 

사재기

 

이게 바로 나만 생각하는 아주 근본적인 태도 아닌가?

 

밤 11시에 회식 후 퇴근 후에 슈퍼에 가서 본 그 상황이 너무나 웃겨

몇 장 찍었다.

 

 

어디 SNS 보이 신라면만 남기고 다 가져갔다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이런 사재기를 하는 분들은 노인들이다

노인들은 매운 거 못먹... 아니 안 먹음...

 

 

11시에 슈퍼에서 계산을 기다리는 사람 중 거의 나같이 회사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들..

간단한 물.. 요구르트.... 간단한 도시락 아님 주먹밥... 그리고 가장 많은 건 술 (ㅋㅋㅋㅋㅋ역싴ㅋㅋ)

 

그럼 저 빵들과 가락국수 소바 고기 등등의 식품들은 다 누가 샀을꼬..

 

물어봤다.

언제 다 떨어졌다고 하니..

6시 이전에...

 

9시-6시 또는 10시-7시 근무시간인 회사원들에겐 그 이전 시간에 사재긴 조금 힘들다(가족을 위해 조퇴한 아재들은 좀 봤음)

 

물론 내 생각이 100% 확실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왠지 사재기들은 노인분들의 仕業라고 생각이 든다...(난 이 생각을 다른 슈퍼 봉투 3개를 가득싵은할아버지 자전거를 보고 더더욱 유추한 결과물이다)

 

어찌 됐든 

도쿄는 아무런(? 다른 곳에 비해) 비해가 없었고.. 전철도 월요일부터는 정상 가동했다,,(나의 바람은 애석하게도 이루어지지 않고 출근)

하지만 지방은 달랐고 

속속히 들려오는 뉴스에 의하면

처음에 사망자가 6명인 줄 알았는데 뒤에 0 이더 붙어버리고 또 달라지고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근데 참 웃긴 건..

 

그게 끝이다.

 

우리나라처럼 모금 운동하고 자원봉사자 나가고 군인들 나가서 막 샆질하고...

 

없다 그런 거.

 

개인적으로 봉사하러 나가는 거 빼곤 없다.

 

이건 또 다른 상황이었지만..

 

예를 들어 우리나라 태안 바다가 기름유출로 온통 검은색으로 변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은 발 벗고 가 돌 하나하나 기름때를 벗겨내고 벗겨내고 벗겨내 지금의 태안을 다시 만들어 냈다.

 

다들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다르다

 

그건 국민성이다

국민이 그렇게 하는 것이다.

나라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후손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고 하는 그 어떤 분이 돌을 닦으며 인터뷰한 게 생각난다.

마스크에 선글라스에 모자 푹 눌러쓰고 스케줄이 없는 날 혼자 가서 기름때 벗겼다는 연예인을 포착한 사진이 인터넷에 뜨면

그 연예인은 당연한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혹시 인기 상승을 위해 일부러 노출 아니야?라고 비 꼽게 생각하지 말자 거기까지 가서 기름때뱃겨서 인기몰이한다고 해도 내 눈엔 기특하다)

 

나는 우리나라의 더럽고 야비하고 잔인하고 폭력스럽고 시끄럽고 주접떨고 사생활 없고 오지랖 많고 서비스 정신없고 상냥함은 어디 엿 바꿔 먹었나 싶을 때도 더러 보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가 살기 좋고 좋다고 생각하는 건..(적어도 옆 나라에서 살고 밖에서 본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다

 

(물론 맨날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는 정치인들 죄다 끌어내고 싶고 꼰대들이 꼰대 짓하고 여자를 알기 우습게 보는 배불뚝이 아재들을 보면 화가 $%&#$하지만)

 

 

하지만 일본은 국민성은 없다

 

모든 것을 "私とは関係ない"(나랑은 관계없어)라고 하니까 말이다.

 

이 말 참 무서운 거다

 

무서운 이유는,,,

 

이런 미친 듯이 피해를 입은 일본 전국 방방곡곡을 나 몰라라 하는 이들을 내가 두 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무섭다,, 아무런 생각이 안 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나가노라는 곳에 하천이 범람해 전철 노선도 가라앉고 집도 가라앉고 날리 날리 개 날 리가 났는데

 

회사 아는 분이 그쪽 나가노로 여행을 이번 주 토요일에 가려고 한다고... 그런데 전철이 안 움직이고 고속도로도 막힌 것 같은데

국도로 어떻게 우회해서 갈지 고민이라고,..

(혹시 그 여행이 자원봉사인가 싶지만 그건 아니었다)

 

 

이렇다..

 

일본인은..

 

난 가끔 생각한다

 

"빨리 돈 벌어서 이 미친 나라를 떠나야지"

 

 

왜 외국인들이 일본이 좋아서 왔다가

일본이 너무 싫어서 떠난다는 말이 

 

얼마나 공감이 가는지...

요새 나 또한 그리 되어가는 것 같아서.. 오늘도 회사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있다...

 

 

 

이곳을 빨리 나가려고